얼마전부터 송탄친구가 한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몇번 했었다.

그간 여차저차 못갔었는데...
이번주 아니면 갈기회가 없을것 같아서 날을 잡았다.
역시나 여행이란 것은 출발할 때가 좋은법..
난 까만 배낭에 옷가지 몇개와 책 몇권을 넣고서
청바지에 까만 티셔츠만 걸치고 배낭하나 메고 기차를 탔다.
사실 이런것(준비)도 여행의 즐거움중 하나이리라.
역시나 기차타고 1시간이 좀 넘으니 좀쑤시기 시작한다.
신문을 뒤적거리고..
책을 뒤적거리고..
깡통햄을 주머니칼로 베어먹기도..
준비물에 빠진게 없나하고 베낭을 뒤지기..
그러다가 결국엔..
까만 선글라스(수면안대 대용품임)를 끼고 눈 지긋이 감고 공상..
아까 내앞에서 표를 산 정장입은 아가씨는 몇호차에 탔을까? ^^
아.. 공상도 지겨운지고..
시간은 흘러 드뎌 평택역에 도착이다.
표받는 앞에서 친구가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짜슥..^^
우린 악수를 나누고...
송탄으로..
지난 1월에 친구가 부산왔을때엔 라비타였는데 그간에 까만 신형산타페로 바꾼모양이다.
차속에서 연신 SUV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흠..내가 봐도 승차감이 좋은데..
차를 바꾸게되면 나도 이걸로 바꾸라고 연신 차의 장점을 설명한다.
그래 알았다 고려해볼께..^^
아..나에겐 송탄은 별천지의 도시.
저번에는 러시아(?) 분위기였고..
저저번의 방문에선 이탈리아 분위기..
또, 그전의 방문은 시카고 분위기였는데..
이번엔 어떤 분위기일까?
저번에 와선 말리부 럼과 데킬라,아일리쉬 스타우트를 먹었었는데..
이번엔 뭘 먹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린 약간의 맥주와 버번코크 몇잔..
그리고 '와일드 터키' 원리터 한병, '잭 다니엘스' 원리터 한병..^^
우린 '티파니'라는 조그만 바에서 먹었는데..
아마 단골이었는지..
아님 미리 사놓았었는지...
첨부터 2병을 내 놓았었다.
와우..^^
잭 다니엘스는 맛도 좋지만 멋이 있는 술이다.

이건 하루끼가 소설 '하드보일드' 에서 쓴 표현인데..
--무엇인가가 내 마음에 와 닿았다.
벽이다.그 세계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나는 책을 덮고 밑바닥에 조금 남은 '잭 다니엘스'를 목구멍 깊숙이 흘려 넣으며,
벽으로 둘러싸인 세계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나는 그 벽이나 문의 모양을 간단히 떠올릴 수 있었다.
아주 높은 벽에, 아주 커다란 문이다.
그리고 잠잠하다. 그리고 나 자신 그 안에 있다.
그러나 내 의식은 아주 희미해서, 주변의 풍경을 분별할 수 가 없었다.--

그리고, 영화 '쇼생크 탈출'의 제일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모건 프리먼의 독백..
--항상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바쁘게 살아갈 것인가, 바쁘게 죽어갈 것인가.
우선 이 수기를 가방 속에 넣을 것이다.
가방을 잠그고, 외투를 들고, 아래로 내려가서
이 너저분한 호텔의 숙박비를 계산할 것이다.
그런다음.. 업타운의 바아로 걸어들어가 5달라를 바텐더 앞에 내밀고
'잭 다니엘스' 스트레이트 2잔을 주문할 것이다.
한 잔은 나, 다른 한 잔은 앤디 듀프레인을 위한 것이다.--

암튼, 이렇게 맛있고, 멋있는 술을 우리는 지금 막 마실려는 중인 것이다.
                                                                                                           


Posted by 서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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