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처량하게 문득..그이생각이 난다..


그는 굉장한 이빨(?)이었다.
그와 같은병동에 자리잡은게 행운으로 느껴질정도였다.
밥먹을때나..아니면..
나른하고 한적한 병실에서의오후..
지루한시간에서는 어김없이그의 말빨이 흘러나왔다.
그는 나보다 서너살이 많았었는데..
얘기하는폼으로 봐선..
전직공무원에다가..
군대에서는 포병여단의 관측병출신..
그리고..친구들과의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사업..
암튼..찾아오는문병객들로 봐선 지인은 상당히 많은것 같았다.
우리가 속한 병동은 안과와 이비인후과 환자들만 있는병동인데..
거개 모두가 편히 멀쩡히 걸어다니는 환자들만 있어서..
흔히 사이비(?)입원병동이라고 불리우고 있었다.
나는 처음 입원할때는 이병동의 빈침대가 없어서
비뇨기병동에 몇일 있다가 이리로 왔었는데..
사실 비뇨기병동에서 삼사일 있는동안이 더 볼게(?) 많고 들을게 많았었다.
재미있었던사람이 그만큼 많았었단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이 이야기를 먼저하는것은 그가 이빨도 있었지만..
알게모르고 삶의 희로애락이 많은사람이었던지..
그만치 그이 생각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암튼 비뇨기병동에서의 몇일은 또 다른기회에 이야기할것이고..
그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지도보듯이 꽤고 있었는데..
어느정도냐하면..
내가 입원할때 가지고 간수건중에 ..
파주 법원리에 있는 '가야랜드'라고 찍혀있는 수건이 있었는데..
세수를 한번하고 병실침대옆에 척 걸어놨더만..
아..어느틈엔가 그게 그의 이빨대상이 되고 말았다.
부산에서 뱡기타고 매일 철조망쪽 법원리로 목욕가시나봐요?..^^
거기물이 좋긴좋죠?..'
하하 그으참..
그는 참 유머러스했다.
또 우리병실에 부동산쪽으로 일하시는 노부부가 계셨는데..(부인은 간병)
하루는 그이의 이빨후..
여보.. 이사람이 양산에 우리 저번에 갔던 그길도 아네..
왠만한 사람은 그길 모르는데..^^
암튼 그이는 살아있는 지도였다.
그이와 병실에 있으면 즐거웠다.
그러나 그렇게 밝은 그이에게도 어두운구석이 있는듯 했다.
한번은 그의 형님이 면회오셨는데..
만나지 않는듯 했다.
음..무슨사연이 있긴 있구나..했었지만..
머 그런집 한둘이가?..하며 쉽게 넘어 갔다.
그이는  이비인후과쪽으로 들어왔는데..
조직검사의뢰하고 하는걸로봐선 귀밑턱쪽에 무슨 종양이 있는듯 했다.
몇일을 그와 같이 숙식(?)을 하며 지내보니..
저렇게 명랑쾌활한사람도..어두운구석은 있구나..
라는 새삼스런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는 그가 화장실갔던 찰나인가?..
나이드신듯한 여자분이 왔다 가셨는데..
나중에 들으니..
그분은 어머니셨다한다.
무슨일인지..그는 형제들과 심지어 어머니까지도 불편한사이였나부다.
나중에..
그는 한숨을 쉬며..
"쯧쯔..내가 불효인지 알면서도  내마음이 안돌아서는걸 어떡합니까?..
모든건 입장의 차이인가봐요..
형님도 원래는 착한사람인데..
그놈의 형수란 종류의 사람들때문에...평지풍파가 일어나고..
어머니도 어쩌지못해서..
아니..나와 입장이 다르기때문인지..
내가 바보가 되어 헤벌레해서 히죽웃으며 그냥살면 되는데..
내마음의 상처가 쉽게 아물고 열리지가 않네요..
휴우..
결국에는 내가 배신당한거죠..머..
그 생각만 하면 죽고싶습니다."
하는것이었다."
분위기가 심상치않아서 그생각이 뭔지 자세한건 더 묻지않았지만..
암튼..
어두운그늘이  보였었다.
그가 잘하는건지 못하는건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어느집에서나 가족간에 분규는 있기마련이고..
그걸 그냥 삭히거나..양보하거나 참고 살아야하는데..
하긴..그입장이 되어보지않으면 누구나가 다 모르리라..
입장이라는거..
장남은 장남의 입장..또 부인도생각해야하고..
차남은 차남의입장..또..
어머니는 모든자식을 다 봐야하는 입장..
부모형제간에도 입장의 차라는게..뭔지  참..
그래..모든건 욕심에서 일어난다..

오늘 갑자기 그이가 생각나서 몇자 적어 봤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같은 병실에 있었던사람들끼리..
한때 수술환자였었던사람들끼리의 반창회를 함 해야겠다.
그이도 보고싶고..
그이의 이빨과 함께 그의 후일담도 듣고..





Posted by 서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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